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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스크랩] 『왕의 남자』중에서.....!

해 찬인 2006. 3. 5. 16:15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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장생 : 나 여기 있고 너 거기 있냐?

공길 : 나 여기 있고 너 거기 있지!

ㅡㅡ
공길 : 못 가, 아무도 못 떠나!

장생 : 비켜!

공길 : 나가기 전에 내 손에 먼저 죽어.

장생 : 그래, 니가 나를 살렸으니 니가 날 죽여라. 쳐라!

공길 : 가려거든 날 죽이고 가.

장생 : 인연이야 벨수 없겠지.
하지만, 목에 칼이 들어와도 광대에겐 광대의 길이 있는거야.

ㅡㅡ
장생 : 어릴 적 광대패를 처음 보고는 그 장단에 눈이 멀고,
광대가 되어서는 어느 광대놈과 짝 맞추어 노는게 신이 나 눈이 멀고,
한양에 올라와서는 구경꾼들이 던져주는 엽전에 눈이 멀고,
그러다 얼떨결에 궁에 들어와서는 이렇게 눈이 멀고,
그렇게 눈이 멀어서는 볼 걸 못 보고,
어느 잡놈이 그 놈 마음 훔쳐가는 것을 못 보고,
그 마음이 멀어져 가는 걸 못 보고...

ㅡㅡ
장생 : 내 평생을 맹인연기만 하고 살았는데
막상 맹인이 되고나니
맹인연기 한 번 못해보고 죽는게 한이네그려.
이제 제대로 한 판 놀 수 있는데 말이오.

ㅡㅡ
공길 : 그래 눈이 정말 머니까 그리 좋냐? 이 잡놈아!

장생 : 그래 좋다!

공길 : 네 놈은 다시 나면 뭐로 나고 싶으냐?
다시 태어나면 뭘로 태어날래?
양반으로 태어나련? 아님 왕으로 태어나련?

장생 : 싫다! 이 세상 한바탕 놀다가면 그만인 것을...
다음 생에 태어나도 당연히 광대로 태어날란다.

공길 : 이 놈, 목숨 놓고 광대짓하다 죽게 생겼으면서도 또 광대냐?

장생 : 그러는 네 년은 다시 태어나면 무어가 되고프냐?

공길 : 나야 두말할 것 없이 광대, 광대지!

ㅡㅡ
장생 : 줄 위에선 내가 왕이다.

ㅡㅡ
공길 : 아래를 보지마.
무서워.
줄 위는 반 허공이야. 하늘도 아니고 땅도 아닌 반 허공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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처선 : 큰 사냥을 하기 위해선 발소리를 죽이는 법이옵니다.


영화『왕의 남자』중에서


♬ 인연 / 이선희 (왕의남자 OST)


 
출처 : 복숭아꽃 살구꽃
글쓴이 : 물푸레나무 원글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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